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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날

(2019년 2월 14일_브런치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기 멋대로 행동한다. 오지 말아야 할 상황에 불쑥 찾아와 우리를 당황케 한다. 자신의 친구가 실종된 상황에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어 불안감에 휩싸이는 상황에서도 사랑은 찾아온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실종된 친구의 애인과 눈이 맞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다. 당사자에게 그리고 제3자의 눈에도 그 상황은 이해해줄 수 없는, 말마따나 본인들을 쓰레기로 취급받게 할만한 짓이다. 어쩌면 사랑은 큰 시련을 만나 허물어진 우리 이성의 틈을 파고들어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연약할 때, 큰 시련을 맞아 이성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질서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에 우리는 사랑에 쉽게 노출된다. 아니, 사랑을 더 갈구하..

(18년 2월경_인스타에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문득 궁금해진 것이 있다. ‘댄과 그레타는 사랑에 빠졌어야 한다.’ 이야기의 흐름만을 놓고 보면 둘은 분명히 그랬어야 한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니 역시나 둘의 키스장면이 비하인드 컷으로 있었다. 흥행 혹은 완성도의 측면, 그도 아니면 어떤 이유로 인해 빠진 부분이겠지. 여튼 요점은 이거다. 둘은 사랑의 감정을 공유했다. 영화 초반부. 바에서 그녀의 음악을 들었을 때, 그는 이미 사랑에 빠졌다. 대중에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그럼에도 숨길 수 없던 고혹적인 음색이, 그 음악이 그에게 들렸고 사랑이 보였다. 음악을 통해 두 사람은 교감했다. 서로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했다. 두 사람이 이어폰을 나눠 꽂고 춤추며 노래하던, 대화하고 때론 음..
내 생각을 좀 더 넓혀보자. 신앙의 세계에서 깊은 신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믿는다는 것. 믿음이라는 스펙트럼에서 고점과 저점에 드넓게 포진되어 있는 무수한 믿는 사람들. 그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예배를 하고 기도를 하고 찬송을 한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수준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하루에 1시간 기도하는 사람과 식전 기도만 겨우 하는 사람. 신약성경에 나오는 바리세인과 사마리아 여인의 기도 내용, 그 둘의 물리적인 차이를 비교하며 신앙의 깊이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깊이 파고드는 것. 사랑하는 것.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다. 살아있는 대상을 믿는다는 것은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용의가 있음을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