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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날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관계가 항상 건강할 수만은 없고문제가 발생하고 갈등이 빚어진다. 갈등의 주체가 나일 때도 힘들지만그 주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 때는 괴로움의 결이 사뭇 다르다. 주체가 나일 경우에는 나서서 뭐라도 하면 된다. 사과를 하던지 한 판 붙던지. 하지만 내가 제삼자가 되어 갈등의 양상을 지켜볼 때는어찌할 도리가 없다. 갈등의 원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고갈등의 양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으로 귀결되면 납득할 순 있으나 인정하긴 힘들고인정할 수 있다 해도 이해하긴 어렵다. 사법체계에도 재판관 기피 신청이란 제도가 존재하듯내 삶에도 제삼자에 대한 갈등 기피 신청이 있었으면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했다는 사실에도 화가 나지만잘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을..
기자 시절, 기사 판단을 잘못한 적이 있다. 후배 기자들이 어떻게 볼지 민망했다. 밤늦게 귀가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대학생 딸이 자초지종을 듣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다들 자기 생활 하느라 바빠서 아직도 그 생각 하고 있는 건 아빠 한 사람 뿐일 거 같은데...”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넷플릭스)는 정신질환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그 중 하나가 공황장애에 관한 이야기다. 간호사인 주인공 다은(박보영)의 친구 유찬(장동윤)은 부모님의 치킨집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다. 촉망받는 대기업 신입사원이던 그가 회사를 그만둔 것은 공황장애 때문이었다. ‘보고서 어떻게 됐어?‘ ‘거래처 건 정리됐어요?‘ ‘미리 받아서 보고 싶은데...‘ 쉴 새 없이 쏟아..

1. 현미경. 아주 작은, 굉장히 미세해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게끔 한다. 망원경. 무척 큰 것임에도, 멀리 있어서 보이지 않는(보이더라도 손톱으로 가려지는) 것을 보게끔 한다. 두 가지 도구는 인간 시력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본다’는 행위를 ‘알다‘라는 관념으로 변환하자면, 두 가지 도구는 인간의 한계를 확장해주는 것이다. 둘 다 확대한다. 둘 다 끌어당긴다. 2. 확대하고 끌어당겨야만 보이는 것들. 매우 먼 것과 매우 작은 것. 멀다 와 작다. 동일한 개념이다. 먼 것은 작게 보인다. 작은 것은 멀게만 보인다. 작기에 멀고, 멀기에 작다. 멀고 작은 것, 작고 먼 것은 한 마디로 무지의 영역이다. 무지하기에 무시하는 존재다. 그렇다, 존재다.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