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나는 타인의 눈치를 보는 편이다 본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쿨하지 못한 내 모습을. 이 세상 나만이 최고라고 외치며 당당하게 살고 있다고 이 세상에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랬다.
나의 당당함은 세상을 향해 있었고, 세상을 향해 외칠 때, 세상이 나의 당당함에 반응해줄 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 자신을 속이고, 또 나 자신에 속았다.
이제는 고백한다.
나는 분명.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본다.
'건선'이라는 피부병을 갖고 있는 나는,
실제로 보면 "어, 뭐야? 피부가 좀 벌겋네?" 하는 정도의 반응이겠지만
이것조차도 매우 신경쓰인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반바지를 입기가 부담스럽다.
전역 이후로 머리를 기르지 못하는 이유도
길이가 애매한, 일종의 거지존이 형성되었을 때.
남들이 나의 머리를 이상하게 볼 것 같다는 생각에
항상 깔끔하게 다듬길 원하다보니...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타인을 과하게 의식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렇게 눈치 많이 보는 나지만
항상 그럴때마다
'아니, 뭐 어때. 나는 나야.'
하고 속으로라도 나 자신과 싸우며
지금까지 지내왔다.
실제로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굉장히 쿨한 사람으로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타인을 속였다는 것을 칭찬해주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나 자신이 그럼에도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용을 쓰고 살아왔구나,
하는 대견함에 대한 칭찬이다.
그래! 잘 살아왔다.
이제는 좀더 내 자신에 집중하자.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나에게 관심이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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