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제 이름은 基弘입니다
나는 관계에 영향받는 사람이다 2
gleamyday
2025. 2. 7. 11:54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관계가 항상 건강할 수만은 없고
문제가 발생하고 갈등이 빚어진다.
갈등의 주체가 나일 때도 힘들지만
그 주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 때는
괴로움의 결이 사뭇 다르다.
주체가 나일 경우에는 나서서 뭐라도 하면 된다.
사과를 하던지
한 판 붙던지.
하지만 내가 제삼자가 되어
갈등의 양상을 지켜볼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갈등의 원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고
갈등의 양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으로 귀결되면
납득할 순 있으나 인정하긴 힘들고
인정할 수 있다 해도 이해하긴 어렵다.
사법체계에도 재판관 기피 신청이란 제도가 존재하듯
내 삶에도 제삼자에 대한 갈등 기피 신청이 있었으면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했다는 사실에도 화가 나지만
잘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화가 치민다.
잘못은 너가 했는데
아픔은 우리가 겪어야 하는.
가족이란 게 이런 것일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만큼 미련한 건 없다.
갈등의 해결에 이르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러니
마음을 쓰되 너무 아파하지는 말자
나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
나에게 기피 신청을 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