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하지 못한 편이다

1.
일기를 쓰다보면 문득 느낀다.
일기장에조차 100퍼센트 솔직한 것들을 드러내지 못한다.
일기장은 기록이고, 언젠가는 누군가가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내가 생각하는 치부는 가리고 싶다.
2.
사람이 다 그렇지 뭐, 라고 위안 삼기에는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
솔직하고 싶다. 신랄하게 솔직하고 싶다.
이럴때면 내가 믿는 신을 생각한다.
그 분은 내 모든 걸 다 보고 있겠지.
솔직하다, 라는 말 따위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모든 걸 다 꿰어보고 있겠지.
3.
솔직하지 못하다, 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다.
남들은 어떤지 알 수가 없으니, 객관적인 평가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래도 가끔. ‘저 사람 되게 매력있다’하는 사람을 보곤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지금 생각해봤을때. 나와 비교해봤을때.
나였으면 꽁꽁 싸맸을 사실을 당당히, 그러나 태연하게 무덤덤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 자신감. 여유. 당당함.
나도 여유있다는 소릴 종종 듣긴 하지만.
언제나 상대적인 것 아닌가.
솔직해지고 싶다. 너무나도 솔직해지고 싶다.
솔직해지고 싶다는 건, 당당해지고 싶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아직 난 내 삶에 100퍼센트 당당하지 못하다.
4.
내 삶을 당당하게 마주하고 드러내는 일.
이것에도 훈련이 필요한가, 라고 생각하자마자
그렇다, 라는 답이 떠오른다.
훈련이 필요하다. 당당함이 곧 솔직함이고
솔직함은 곧 훈련을 통해 얻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훈련은 어떤 것인가.
나를 받아들이는 것.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옆에 두는 것.
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며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
결국은 사랑이다.
5.
‘사랑이란 감정은 단지 기쁨의 원천만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일종의 보호물이다.’
‘사랑의 본질은 나보다 중요한 누군가가 있다는 걸 깨닫는 데 있습니다.’
솔직하고 싶다고 글을 시작했는데
사랑으로 마무리 되는 이 느낌.
인생은 결국 사랑이 최고라고.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결국 난 더 사랑받고 더 사랑해야 한다고.